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뛰는 느낌을 경험한다. 그런데 특이하게도 아침이나 낮보다 밤에 커피를 마셨을 때, 이런 증상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. 단순한 느낌일까? 아니면 실제로 그런 생리적 차이가 존재하는 걸까?
카페인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각성물질이다. 신경계를 흥분시키고 심장 박동수, 혈압, 집중력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. 하지만 그 효과는 시간대가 아니라 신체의 ‘상태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.

밤에는 왜 더 민감하게 반응할까?
하루 중 밤은 인체가 자연스럽게 휴식 모드로 들어가는 시간대이다.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하고, 심박수와 체온도 떨어지며, 자율신경계는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점하게 된다. 즉, 우리 몸이 휴식을 준비하는 시점이라는 뜻이다.
이런 상태에서 카페인이 들어오면, 그 자극은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체감될 수 있다. 신체는 진정 상태로 가고 있는데, 커피는 다시 각성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. 이 불균형이 가슴 두근거림, 불면, 초조감으로 이어진다.
카페인의 대사 속도도 영향을 준다
카페인의 반감기는 평균 4~6시간이지만, 이는 개인차가 크고 시간대에 따라도 달라질 수 있다. 특히 밤에는 간의 대사 효율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며, 운동량도 줄어들어 카페인이 체내에 더 오래 남을 수 있다.
결과적으로, 동일한 양의 커피를 마셔도 밤에는 더 오래, 더 강하게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. 낮에는 이미 교감신경이 어느 정도 활성화돼 있어 커피의 자극이 묻히는 반면, 밤에는 오히려 더 도드라지는 셈이다.
심장이 쿵쾅거릴 때 대처 방법은?
밤에 커피를 마시고 심장이 뛴다면,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는 일단 몸을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. 따뜻한 물이나 루이보스 차처럼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마시거나,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신경계를 이완시켜보자.
또한 스마트폰, 노트북 등 청색광 노출은 피하고, 조도를 낮춘 조명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.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, 밤에는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다.